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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0. 모든 전말

 

이쯤에서 이 모든 일의 전말을 밝힌다. 코델리아의 목적은 고향 별로 귀향하는 것이나, 그를 위해 코델리아가 NASA를 움직이기는 어렵다.

 

2009년에 종료된 그 끔찍한 시간 마법 재해는 지구를 심각히 훼손시켰다. 수십번의 역행으로 해진 시간 축이 세계를 날카롭게 긁어내고 있었다. 처음에는 누구도 훼손을 느끼지 못했다. 가장 먼저 이상을 발견한 자는 마법사가 아닌, 어떤 물리학자였다. 그는 시간 팽창을, 지구의 시간이 점차 느려지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가설을 제시했다. 몇몇은 그의 증명을 부정했으나 몇몇은 그를 눈여겨보았다. 그중에는 비마법사와 마법사의 수뇌부 또한 있었다.

 

비밀리에 마법사들과 과학자들이 공조하였고, 그 가설을 증명하고 말았다. 이 영구한 훼손은 다시 시계를 수복하여 시간을 돌린다 한들 되돌릴 수 없을, 되려 악화를 가속할 종류였다. 원인은 찾았으나 해결할 방법은 없었다.

 

계산상 약 300년 후 지구는 별이 아님에도 수만, 수억 번의 수축을 거듭해 블랙홀이 된다. 아주 느린, 허무맹랑한 종말이 도래했다.

이 위기에서 벗어날 방법은 단 하나뿐. 이주 가능 행성을 찾아 테라포밍하는 것.

 

 

 

이 세태와 코델리아의 이해관계는 절묘하게 맞아떨어졌다. 국가는 그 어느 때보다 왕성한 우주과학의 발전과 우수한 우주비행사를 원했다. 코델리아는 언제나 이 지구를 떠나 고향 별로 돌아가길 원했다. 그는 NASA가 추린 이주 행성 후보군 속에 그의 고향 별로 추정되는 천체를 끼워 넣을 수 있었다.

 

코델리아가 우주를 떠나던 날, 마찬가지로 수많은 우주비행사들이 로켓을 타고 지구를 떠났다. 그들의 임무는 200년 안에 목표 행성을 탐색한 뒤 지구로 귀환하는 것이었다.

 

 

 

 

 

코델리아를 태운 로켓은 광속으로 나아간다. 별이 된다. 손으로 꼽을 수 없이 많은 시간 동안 우주를 비행한다. 찬란하나 광막한 우주를 누리거나 고통스러워할 새 없이, 수면에 빠진 그는 광속 이동의 이점만을 누렸다.

 

그리고 마침내 도달한 목표 좌표는 그가 그리던 천체가 아니었다. 그곳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아니 그곳에는…

 

 

Ⓒ 「 이상 발생. 목표 좌표에 근접한 블랙홀이 관측됩니다. 」

Ⓒ 「 이탈 가능성… 0.195%. 」

 

 

눈에 보이지 않는, 빠르게 회전하는 고리형 천체가 있었다.

 

 

Ⓒ 「 이변에 대응하기 위해 긴급 ㅎH동乙 @시#/... 」

 

 

 

 

 

 

한때 코델리아는 완성된 시계로 마법사들의 원죄를 삭제하길 소망했다. 시간을 돌려, 인류가 돌이킬 기회를 얻길 바랐다. 그리고 인류는 그것을 원하지 않았다.

 

 

 

 

 

웜홀, 아인슈타인-로젠 다리. 시공간에 서로 연결된 깔대기 역의 두 블랙홀이 있다면, 한쪽 블랙홀에 진입할 시 다른 블랙홀로 빠져나와- 시공간을 이동할 수 있다.

 

 

 

 

 

타임머신이 존재한다면, 과거 여행을 할 수 없다. 웜홀 또한 웜홀이 생성되기 이전 시간으로 건너갈 수 없다. 그 가설 외의 또 다른 가설. 웜홀을 통한 과거 여행은 웜홀을…

 

 

 

 

 

Ⓒ 「 Error. Error. Error… … 아. 」

Ⓒ 「 우리는 알 수 없는 좌표에 도달했습니다, 코델리아. 」

 

코델리아를 태운 로켓은 웜홀을 타 시공간을 찢었다. 도착한 곳은 그의 우주도, 그의 우주가 아닌 곳. 시간 재해가 건설한, 유일하던 우주에서 파생된 평행 우주.

아직 그렇게 이름 붙일 수 있는 자가 누구도 없으나, 미래의 코델리아와 오로타가 명명할 용어를 따라 지금부터 코델리아가 온 우주를 α, 도달한 파생 우주를 β라 칭한다.

 

 

Ⓒ 「 지구와 유사한 천체가 보입니다. 」

 

로켓은 ‘거의’ 바스러졌다. 연료탱크와 광속 이동 장치, 제동 장치는 반파되어 웜홀 어딘가에 버려졌고, 코델리아와 코퍼스큘의 뇌를 실은 사령선만이 온전한 채 불타며 ‘지구와 유사한 천체’로, 빛의 속도로 떨어지고 있었다.

 

Ⓒ 「 아니… 저 행성은… 지구입니다. 」

 

오대양 육대주, 커다란 산맥과 극지방의 분포.

 

 

Ⓒ 「 21세기에 진행된 기후 변화를 감안한다면, 마치 19세기의 지구처럼 보입니다. 」

 

Ⓒ 「 코델리아? 」

 

 

긴급 해동 장치가 기기 이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목표 좌표에 도달할 수 없는 이상 도착 시 작동하는 해동 프로토콜을 작동시킬 수도 없을 것이다. 다른 방법을 찾기에는 너무 늦었다.

 

손상을 입은 웜홀과 빛의 속도로 추락하는 사령선이 β의 지구로 쏟아지고 있었다. 웜홀의 파장과 사령선이 실은 물리적 대미지에 β 지구마저 위협에 빠졌다. 별의 재앙Disaster이 닥치고 있었다.

 

Ⓒ 「 당장의 최선은… … 」

Ⓒ 「 행운을 빕니다, 코델리아 블루밍. 」

 

 

 

 

로켓은 빠르게 β의 지구로 근접했다. 순식간에 성층권 계면을 통과한다. 상공에서 우주선이 분리를 거친다. 만신창이가 된 로켓과 그나마 온전한 사령선으로. 사령선에서 다시 냉동 수면 장치만 분리되어 힘을 분산시킨다.

 

그날, 1901년 3월 19일. 태평양에 미확인 물체가 낙하해 거대 해일이 발생했다. 추락으로 인한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발생한 해일로 인해 페루와 칠레에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그리고 미국과 캐나다 국경의 이리 호수에 추락한 또 다른 미확인 물체로 인해 거대한 크레이터가 발생했다.

 

코퍼스큘이 해결하지 못한 웜홀의 파장은 여전히 β의 지구로 근접하고 있었다.

 

 

그리고 코델리아의 냉동 수면 장치는 그를 깨우지 못한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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